교육하는 이야기/훈화자료

제3장 지신(持身)장

청오 2010. 11. 6. 08:30

학문을 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 마음을 정성껏 가지고 올바를 도를 행해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세속의 자질구레한 잡된 일을 가지고 자기의 뜻을 어지럽혀서는 안된다. 그런 뒤에야 그 학문이 비로서 튼튼한 기초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때문에 공자는 “충성된 마음과 신용을 주장으로 하라”라고 말했다.

이것을 주자는 “사람이 충성과 신용이 없으면 무슨 일이나 다 실상이 없고 거짓뿐이다. 사람이란 악한 일을 하기는 쉽고 착한 일을 하기는 어렵다. 그런 때문에 반드시 충성된 마음과 신용으로 주장을 삼아야 한다. 이렇게 반드시 충성가 신용을 주장으로 해서 용맹스럽게 공부를 해간 뒤에라야 능히 성취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또 황면재는 “그 심지를 진실하게 가진 뒤에 공부를 하라”했으니 이 두가지 말은 모두 지극한 의미라 하겠다.

언제나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일찍 자야 한다. 옷과 갓은 반드시 단정하게 하고 얼굴빛은 반드시 엄숙하게 가져야 한다. 손을 마주잡고 반듯이 앉아 있을 것이며, 걸음걸이는 꼿꼿해야 한다. 말하는 것은 언제난 신중하게 하고 한번 움직이고 한번 쉬는 것이라도 언제나 경솔하게 해서는 안되며 또 구차하게 아무렇게나 지나쳐 버려서는 안된다.

자기 몸과 마음을 가다듭고 수습하는 데는 구용(九容)보다 더 중용한 것이 없다. 또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게 하는 데는 구사(九思)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여기에서 구용이란 무엇인가?


- 발은 반드시 무겁게 놀려야 한다. : 이것은 경솔하게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어른 앞에 불려나갈 때에는 여기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


- 손은 공손히 놀려야 한다. : 손을아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지 말라는 말이다. 만일 아무 할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두손을 한데 모으고 있을 것이며, 쓸데없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 눈은 단정하게 떠야 한다. : 눈을 정당하게 가지라는 말이다. 무엇을 쳐다볼때에는 동자를 바르게 뜨고 옆으로 흘겨보거나 곁눈질하지 말라는 뜻이다.


- 입은 다물고 있어야 한다. : 말을 할때나 음식을 먹을 때 외에는 입을 항상 오므리고 있으라는 말이다.


- 목소리는 조용하게 내야 한다. : 언제나 목소리를 가다듬어말하고 기침이나 하품같은 소리는 내지 말라는 말이다.


- 머리는 곧게 가져야 한다 : 머리를 바르게 갖고 몸은 꼿꼿하게 가져서 한쪽으로 기울어 지거나 돌리고 있지 말아야 한다.


- 기운은 엄숙하게 가져야 한다. : 숨쉬는 것을 조화해서 부드럽게 하고 호흡하는 소리를 밖에 내서는 안된다.


- 서 있는 덕이 있어 보이도록 반듯하게 해야 한다. : 가운데 서있고 어디에 의지하지 않아 엄연히 덕이 있는 기상을 나타내라는 말이다.


- 얼굴빛은 씩씩하게 가져야 한다. : 얼굴 빛을 항상 정제하고 게으르거나 거만한 기색을 나타내지 말라는 말이다.



다음으로 구사(九思)란 무엇인가?


- 물건을 볼때는 밝은 것을 생각하라 : 보는 데 있어 아무것도 가리는 것이 없으며 보비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 소리를 들을 때는 귀밝은 것을 생각하라 : 소리는 듣는데 있어 아무것도 막히는 것이 없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가 없게 된다


- 얼굴빛은 온화란 것을 생각하라 : 얼굴빛을 화평하게 갖고 조금도 화를 내거나 사나운 기색을 갖지 말라는 말이다.


- 몸 모양은 공손한 것을 생각하라 : 한 몸뚱이의 모습을 언제나 단정하게 씩씩하게 갖도록 하라는 말이다.


- 말할 때는 충성된 것을 생각하라 : 한마디 말도 충성되지 못하고 신용이 없는 것이 없도록 하라는 말이다.


- 일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라 : 한가지 일을 할 때에는 무엇에나 공경하고 삼가지 않는 것이 없도록 하라는 말이다.


-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남에 물을 것을 생각하라 : 자기 마음에 의심이 나면 반드시 선각자를 찾아서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물어보고 아무런 부끄러움도 갖지 말라는 말이다.


- 화가 날때는 어지러운 것을 생각하라 : 마음을 자기 스스로 경계해서 이치로 탕일러 이겨 참도록 하라는 말이다.


- 얻는 물건이 있거든 의리를 생각하라 : 재물 앞에서는 반드시 의리를 따져서 분명히 하고, 이 의리에 맞는 연루하야 비로서 그 재물을 갖는다.



위에 말한 구용과 구사를 항상 마음속에 두고서 자기 몸을 살피고 한시라도 그대로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거처하는 자리 옆에 이것을 써붙여 놓고 때때로 이것을 눈여겨 보도록 하라.

예가 아니면 눈으로 보지도 말라. 예가 아니면 귀로 듣지 말라. 예가 아니면 입으로 말하지 말라.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 이 네가지는 곧 자기 몸을 닦아 나가는 요점이다. 이 예와 예가 아닌 것에 대햐서 처음 배우는 자는 분별하기 어려운 바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반드시 이치를 궁리해서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기가 아는 바를 힘써 행해 나가면 그 생각하는 것이 전체 예의에 반은 지난설 것이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사람이 날마다 쓰고 일해 나가는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런 때문에 사람이 보통 거쳐할 때 그 행동이 공경되고, 일을 하는 것이 공손하고, 사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충성되면 이것을 바로 학문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을 읽는 사람은 이 이치를밝히고자 해야 할 것이다.

의복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입지 말고, 다만 추위를 막을 정도여야 한다. 음식은 달고 좋은 것을 고르지 말고, 다만 배고픈 것을 면하면 된다. 거처는 편안하고 안락한 것을 구하지 말고, 다만 병만 나지 않도록 하면 그만이다. 오직 학문하는 공력과 마음의 정당함과 위의 법에 대해서 날마다 힘쓰고 힘써서 자기가스스로 만족한 체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몸을 이겨나가는 공부는 날마다 행동하는 일을 삼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기 몸이란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천리(天理)에 맞지 않는 것을 말함이다. 그런즉 반드시 내 마음을 반성하고 살펴서 내가 여색을 즐기지 않는가. 이(利)를 좋아하지 않는가, 명예를 탐내지나 않는가, 벼슬을 바라지나 않는가, 안일한 것을 희망하지나 않는가. 잔치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나 않는가. 신기하고 볼만한 물건을 갑고 싶어하지나 않는가 알아보아야 한다.

이러한 백가지 좋아하는 것중에서 만일 한가지라도 이치에 합당하지 않는 것이 있으면 이것을 일체 깨끗이 잘라 없애고, 한오리 싹이나 한가닥 줄기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한 뒤에라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비로서 올바른 의리에 놓이게 되므로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내 몸을 저절로 이기게 될 것이다.


말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해로운 것이다. 그러니 일을 없을 때는 마땅히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올바른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고, 사람을 접대할 때는 자기가 한 말을 가려서 간단하게 하며, 또 자기가 말할 때가 된 뒤에야 말을 한다. 이렇게 하면 그 말이 간단하게 되지 않을 수 없나니, 말이 간단하다는 것이 바로 정당한 도인 것이다.

선왕이 법복(法服)이 아니면 감히 이것을 입지 말고, 선왕의 법언(法言)이 아니면 이것을 감히 말하지 말며, 선와의 덕행이 아니면 이것을 감히 행자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야 말로 사람마다 자기 몸이 다하도록 자기 몸에서 떼지 말고 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문을 하는 자는 한 곳으로 도를 행해 나갈 것이고, 밖에 있는 아무 물건도 이 틈을 타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밖에 있는 물건이 정당하지 못한 것은 이를 일체 자기 마음속에 머물러 두지 말아야 한다. 시골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만일 바둑이나 장기, 그리고 저포(樗蒲)판 등 노름을 벌였으면 이것을 눈으로 거들떠 보지도 말고 못 본체 돌아서야 한다. 또 창기들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피해가야 한다. 만일 시골에서 큰 연회자리에서 어른이 억지로 머물러 있게 해서 피할 수가 없으면 하는 수 없이 그 자리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기의 용모를 정돈하고 마음을 밝게 가져서 그들의 간사스러운 소리나 어지러운 빛이 자기 몸에 관계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


잔치에서 술을 마시게 되어도 몹시 취하지는 말고, 오직 즐겁게 놀고 그칠 뿐이어야 한다. 모든 음식은 양에 맞도록 먹고, 자기 뜻에 만족하게 해서 자기 기운을 상하게 해서는 안된다. 말하고 웃는 것은 마땅히 간결하고 신중하게 하고 시끄럽게 굴어서 그 절조에 지나치도록 해서는 안된다. 또한 행동은 마땅히 침착하고 조용히 할 것이고, 너무 거칠고 경솔히 해서 그 올바른 모양을 잃어서는 안된다.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이치로 따져서 그일에 응하고, 글을 읽을 때는 정성껏 그 이치를 궁리한다. 이 두가지 일을 제외한 그 밖의 시간에는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마음을 수습해 거두어서 조용하게 두어 시끄러운 생각이 없도록 하고, 똑똑하게 생각해서 어둡고 아무것을 모르는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른바 공경해서 속에 있는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마땅히 자기 몸과 마음을 바르게해서 겉과 속이 한결같아 어두운 곳에 거처해서도 밝은 곳에 있는 것처럼 하며, 혼자 있어도 여럿이 있는 때와 같이 한다. 이렇게해서 이 마음이 마치 푸른 하늘과 흰 태양처럼 아무라도 쳐다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항상 생각하기를 의리 아닌 일을 한 가지 행하고 죄없는 자를 한 사람 죽여 천하를 얻는다 해도 나는 이것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슴속에 두어야 한다.

공경하는 데 내 몸을 두어서 이것으로 행동의 근본을 세우고, 이치를 궁리해서 착한 일을 할 이치를 명확히 알고, 힘써 행해서 그 실지로 옳은 일을 실천하라. 이 세가지 일이야 말로 몸이 다하도록 해야 할 사업인 것이다.

간사한 일을 생각지 말라.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공경하라. 이 두가지 글귀는 평생동안 사랑하고 써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니 마땅히 이것을 벽에 써붙이고 잠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날마다 자주 자기 몸을 돌이켜보아서 혹시 마음이 올바르지 않는 데 있지 않은가. 학문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 않는가, 행실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를 살핀다. 만일 이 세가지 중에 한가지라도 있으면 이것을 고칠 것이고, 없으면 더욱 힘써서 부지런히 하고 게을리 하지 말아 자기 몸이 죽은 뒤에라야 그만 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