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이야기

희망을 키워가는 진로 설계와 진로 교육

청오 2011. 9. 2. 14:14

 

희망을 키워가는 진로 설계와 진로 교육


  어른들은 어린 아이들을 만나면 곧잘 꿈이 무엇인지 묻는다. 너는 커서 뭐가 될래? 초등학생의 경우 대답이 시원시원한 편이다. 그러나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대답이 시원치 않다. 어린아이들의 꿈은 스스로 준비된 꿈이 아니지만 부모들에 의하여 주입된 꿈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성장하여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할 능력이 갖추어 지는 중학생 쯤 되면, 이러한 자신의 주입된 꿈이 현실적으로 너무 어이없거나 자신의 관심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깨달음조차 없어 고등학생이 되도록 꿈이 없거나 막연한 희망에 불과한 꿈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꿈이 있어야 즐겁고 꿈이 있어야 외롭지 않다. 꿈이 없으니 수업 시간에 열중하지 못하고 방과 후에도 자기 나름의 하고 싶은 일에 빠져 보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결과는 수업교실의 황폐화, 공교육의 위기와 연결된다. 따라서 적어도 고등학교 입학 전에는 자신의 적성에 따른 진로 설계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이 진로 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진로교육은 행사 위주의 교육으로는 성과가 없다. 모든 교과 시간에 자연스럽게 진로 의식을 갖도록 단원에서 교수되어야 하고, 미래의 비전을 분석하여 자신의 목표를 결정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앞세워 자기 스스로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교육이 연중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육발전계획에서 중학 3학년 1학기에 1주일 동안 진로직업체험활동을 확대하도록 하였다. 기업, 공공기관, NGO 등 ‘우리동네 체험장’을 확보하여 학교 자율로 실시 여부와 실시 시기를 결정하도록 하고, 2012년 15교 시범 실시 후 2014년부터 본격화 하여 학교교육공동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진로교육에 중점을 두게 된다. 이러한 체험은 학생들이 추상적으로 가지고 있던 꿈을 일정 부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을 직업체험장으로 데리고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절차와 어려움이 요구되고 교사들의 업무 폭주 또한 불가피하다. 따라서 단순히 이벤트 중심이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체험 활동 이전에 지속적인 직업에 대한 이해와 진로 비전을 갖출 수 있는 지속적인 진로교육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위하여 권역별로 진로진학상담센터를 설치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각 학교마다 진로 비전 센터(Career Vision Center)를 확보하고 상담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진로 비전센터는 교실 1칸반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여 커리어코치와 진로진학교사를 배치하여 진로 정보 제공 및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비전센터에서는 또한 학기 또는 방학 중에 진로 비전 업 캠프(Vision Up Camp)를 추진하여 캠프에서 전문가 강연, 커어리코치 상담, 전문프로그램 투입, 맞춤식멘토링, 비전선포식 등을 실시하고 학생코칭 활동을 연중 상설화하도록 한다. 학생 개개인의 장기적인 비전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등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진로 관련 자료 열람 및 온라인 탐색 환경을 조성하며, 상설동아리,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과 연계시켜 활동하도록 지도하되 자신의 스펙을 축적하도록 돕고 대학 입학사정관제와 연계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더 나아가 행정 편의 중심의 학급 조직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진로 맞춤식 동아리 조직, 즉 동아리담임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같은 학급담임 체제에서는 학생들과 담임교사 간의 인간적인 소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담당 학생 수도 많지만 아이들이 지향하는 꿈의 방향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모든 학생들의 꿈과 재능이 존중되는 학급 분위기 형성이 어렵다. 모든 진로 맞춤식 동아리를 상설화하고 진로에 맞춘 연간 동아리 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방과후교육, 진로교육, 봉사활동 및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운영해 나간다면, 모든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고, 교과 우수학생 중심의 대우에서 꿈을 가진 모든 학생들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살아있는 교실이 될 것이다. (201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