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하는 이야기/훈화자료

제1장 입지(立志)장

청오 2010. 11. 6. 08:31

처음 학문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맨 먼저 뜻부터 세워야 한다. 그리해서 자기도 성인(聖人)이 되리라고 마음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만일 조금이라도 자기 스스로 하지 못한다고 물러서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대개 보통 사람과 성인을 비교해 보면 그 근본 성품은 한가지요 둘이 아니다. 비록 그들이 가진 기질에는 맑은 것과 흐린 것, 또는 순수한 것과 뒤섞인 것의 차이는 있겠다. 하지만 진실로 몸소 실천해서 가졌던 물든 옛 풍습을 버리고 자기가 타고난 본래의 성품을 회복하고 본다면 여기에 터럭만큼도 보태지 않아도 만가지나 착한 일을 다 구비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러 사람들은 왜 성인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맹자는 사람의 성품이 본래 착한 것임을 설명하기 위해 언제 요순(堯舜)을 들어서 비유했다.

맹자는 “사람들은 누구나 요순이 될 수 있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어찌 이 말이 우리는 속이는 말이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기운을 내어 일어나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사람의 성품이란 본래 착해서 옛날과 지금의 차이나, 지혜롭고 어리석은 차이가 없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찌 성인만이 혼자서 성인이 되고 나는 혼자서 성인이 되지 못하겠는가? 그것은 다름 아니다. 곧 뜻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치 않고, 또 행실이 착실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나 이 뜻을 세우고 아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행실을 착실하게 하는 일들은 모두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니 어찌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구하겠는가? 안연은 순은 누구이고 나는 누구란 말인가? 모든 일에 애써 행하면 누구든지 그렇게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니 나도 역시 이렇게 안연이 순을 바라던 일을 본받아서 행하리라”


사람은 타고난 용모가 추한 것을 바꾸어 곱게 할 수도 없도, 또 타고난 힘이 약한 것을 바꾸어 강하게 할 수 없으며, 키가 작은 것을 바꾸어 크게 할 수도 없다. 이것은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사람은 저마다 모두 이미 정해진 분수가 있어서 그것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직 한가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마음과 뜻이다. 이 마음과 뜻은 어리석은 것을 바꾸어 지혜롭게도 할 수 있고, 못생긴 것을 바꾸어 어진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란 그 비어있고, 차있고 한 것이 본래 타고난 것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람이란 지혜로운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없다. 어진 것보다 더 귀한 것이 없다. 그런데 어째서 나 혼자 괴롭게 저 어질고 지혜있는 사람이 되지 못하고 하늘에서 타고난 본성을 깎아낸다 말인가?

사람마다 이런 뜻을 마음속에 두고 이것을 견고하게 가져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누구나 거의 올바른 사람의 지경에 들어갈 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혼자서 자칭 내가 뜻을 세웠노라고 하면서도, 이것을 가지고 애써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그대로 우두커니 서서 어떤 효력이 나타나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명목으로는 뜻을 세웠노라고 말하지만, 그 실상은 학문을 하려는 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만일 내 뜻의 정성이 정말로 학문에 있다고 하는 올바른 일을 행하면 그 효력이 나타날 것인데, 왜 이것을 남에게서 구하고 뒤에 하자고 기다린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귀하다고 말하는 것은, 즉 이 뜻을 가지고 부지런히 공부하면서도 오히려 내가 따라가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조금도 뒤로 물러서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혹시라도 뜻이 정성스럽고 착실하지 못한 채 그대로 우물쭈물 세월만 보내고 있으면 자기 몸이 죽을 때까지 또는 이 세상이 다할 때 까지 무엇을 성취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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