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여러분 사랑합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반갑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구면이라고 해야 하나요, 초면이라고 해야 하나요? 교장공모란 제도가 참 그렇긴 하네요. 하지만 아무 정보 없이 발령받아 온 교장보다는 좀 나은 듯싶네요. 공모 시험 잘 보려고 공부도 열심히 했더니 금천고등학교와 여러분들이 낯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에게 약속도 많이 했으니, 약속이행 안하면 거짓말쟁이가 될 것 같고, 약속대로 하자니, 누군가는 어려워지고. 걱정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대통령도 실현하기 어려운 공약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니 좀 어기더라도 이미 한 식구가 되었으니, 깊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말이 약속이지 저의 일방적인 선언이지요. 이제부터 여러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 나가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선생님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도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의 자발성이 중요합니다.
요즘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학교장의 생각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수의 생각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자율성과 민주성을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구축하기 위하여 애쓸 것입니다.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역량이 발휘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자신이 맡은 바 일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임해 주시고, 스스로도 아이들에게 무관심하고 억압적이 아닌지 살펴가면서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시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학교문화가 구축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교육 문제의 시작과 끝은 오로지 선생님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혁신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입니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5% 변화는 불가능하지만 30% 혁신은 가능한 법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접근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인문계고등학교는 대학 입시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는 하지만, 학생 개개인의 형편과 능력에 맞는 맞춤식 교육활동을 펼치면서 창의성을 키워나가고, 그 결과 금천고가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가 된다면 지역의 우수학생들이 저절로 모여들고, 그래서 대학 진학률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수업 방법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교사 주도의 획일적 교육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로 변해야 합니다. 교사 자신만의 닫힌 교실 문을 열어야 합니다. 교장실도 활짝 열겠습니다. 수업 혁신은 개별교사의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학습공동체를 구축하고 학습 조직으로 전환하여 힘을 합칠 때 수업혁신은 가능합니다. 어쩌면 병원 의사들과 같은 철저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평가 방법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PISA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것은 어쩌면 부모들의 노후 인생 포기의 대가, 사교육에 돈을 퍼부어 이룩한 실적, 잠 못 자도록 아이들을 압박해서 이룩한 평가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삶의 행복지수는 바닥이고 청소년의 자살률도 세계 1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학력 개념에 따라 2015 PISA 평가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생활지도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공동체적 생활 태도와 민주주의를 배우는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을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자치능력을 키워나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스스로 무엇을 결정하도록 훈련되지 않은 아이들이라 서툴기는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숙해 질 것입니다. 물론 ‘고객은 원하는 것을 모두 해 주어야 하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해 주면 학생은 망한다.’는 말의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은 교육이 필요합니다.
공교육이 필요한 아이는 공부도 못하고 가정도 가난한 아이들입니다. 그들에게는 행복도 없고 미래도 없습니다. 그러나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들의 기를 살리고 자존감을 살리고 죽어 있는 꿈을 일으켜 준다면, 그들에게도 생각하지 않은 미래가 보이게 될 것입니다. 모두가 공부 잘 하고 심성이 착한 아이들만 있다면 학교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교직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의 믿음과 노력에 보답하기 위하여 최선의 민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힘들고 어려운 우리 금천고 아이들을 위하여 뒹굴고 싸우고 칭찬하면서 그들의 꿈이 익어가도록 도와줍시다. 프랑스의 대문호 생텍쥐베리가 한 말처럼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려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이 먼 바다를 꿈꾸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201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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