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사람이란 누구나 자기 부모에게 마땅히 효도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상 정말로 효도를 하는 자는 드물다.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 부모의 은혜를 깊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하의 모든 물건은 내 몸마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런데 이 몸은 부모가 준 것이다. 지금 남에게 만일 재물을 받았다면 그 재물의 많고 적은 것이나, 그 재물의 소중하고 하잘 것 없는 것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도 다를 것이다.
그런데 부모는 나에게 이 몸을 주셨으니 천하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준다 해도 이 몸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같은 부모의 은혜를 어찌하리요, 어찌 감히 내가나대로 몸뚱이를 가졌다해서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지 않으리요. 사람이 능히 항상 이 마음을 갖는다면 저절로 부모에게 향하는 정성이 있게 될 것이다.
부모를 섬기는 자는 한가지 일이나 한가지 행동이라도 감히 제 맘대로 하지 못하고 반드시 부모에게 품한 뒤에 행해야 한다. 만일 의당 해야 할 일이라도 부모가 d를 허락지 않을 때는 반드시 간곡히 그 사유를 여쭈어서 승낙을 얻은 뒤에 행해야 한다.
그래도 끝내 부모가 승낙하지 않으신다면 이 역시 제 생각대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날마다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머리에 빗질한 다음 옷입고 띠 매고서 부모가 주무시는 곳으로 간다. 여기에서 기운을 화평하게 갖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춥고 더러운 것과 편안하지 불편한지를 묻는다.
또 날이 어두우면 역시 침소로 나가서 이부자리를 깔아드리고 따뜻한지를 묻는다. 날마다 받들어 모실 것을 물어서 항상 화락한 빛과 부드러운 얼굴로 공경하여 응대하고 좌우에 모셔 봉양하기에 그 정성을 극진히 한다. 또 집을 나가거나 밖에서 들어와서는 반드시 절한 다음 인사를 여쭈고 뵙는다.
지금 사람들은 모두 부모가 길러준 은혜를 입고서도 자기 힘으로 그 부모를 봉양하지 못한다. 만일 이렇게 그대로 세월을 지내면 끝내 충성되게 부모를 봉양할 시기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몸소 집일을 주장해서 자기 스스로 맛좋은 음식을 갖추어 드려야만 자식된 직책을 다했다고 하겠다.
만일 부모가 이것을 기어이 듣지 않으실 때는 비록 자기가 집안일을 주장하지는 못하더라도 마땅히 주선하고 보조해서 힘을 다해 음식을 마련하여 부모의 입에 맞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만일 이렇게 마음마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마음이 오로지 부모 봉양하는데 있으면 맛있는 음식도 반드시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항상 옛날 왕연이 깊은 겨울 몹시 추운 날씨에 자기 몸에는 완전한 옷 한가지 걸치지 못하고서도 오로지 부모의 몸을 따뜻하게 해드렸다는 일을 염두에 둔다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해서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아버지와 자식 사이는 흔히 사랑하는 마음이 공경하는 마음보다 지나치기 쉽다. 그런즉 반드시 전날의 습관을 깨끗이 씻어 없애고 지극히 존경해야 한다. 부모가 앉아 계시고 누워 계시는 곳에는 자식이 감히 앉고 눕지 못하며, 부모가 손님을 접대하는 곳에서는 자식이 감히 자기의 사사로운 손님을 접대하지 못한다. 또 부모가 말을 타고 말에서 내리고 하는 곳에서는 자식이 감히 말을 타거나 말에서 내리지 못한다.
부모의 뜻이 만일 의리에 해로운 것이 아니면 마땅히 먼저 그 끗을 이어받아서 순순히 행하고 조금이라도 어기지 말아야 한다.
만일 부모의 뜻이 의리에 해로우면 화평한 기운과 즐거운 안색,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모에게 간해서 여러 가지로 사유를 말씀드려 기어이 부모가 이를 듣도록 한다.
부모가 병환이 계시면 마음속으로 조심하고 얼굴빛을 변하여 다른 일들은 모두 내버려두고 오직 의원에게 묻고 약을 지어다가 쓰는 것으로 일을 삼는다.
이리하여 병환이 회복되면 그 전으로 돌아가 다른 일을 보기 시작한다.
날마다 하는 일이나 또 아무리 짧은 시간일지라도 부모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한 뒤에라야 비로소 효도한다는 말을 할 수 가 있다. 그렇지만 만일 몸가짐을 삼가지 않고 말을 하는데 있어서도 법도가 없이 그저 웃고 노닐면서 세월을 보내는 자는 모두 그 부모를 잊은 자의 행동이다.
세월은 물과 같이 흐른다. 그러므로 부모를 섬기는 시간도 결코 길지는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자식된 자는 모름지기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면서도 자기가 할 일을 다하지 못할 까 두려운 것이다.
옛 사람의 시에 “옛 사람은 하루 동안 그 부모 봉양하는 것을 삼공(三公)과도 바꾸지 않네”라고 했다.
이것은 옛 사람들이 날짜를 아끼면서 봉양한 것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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