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하는 이야기/훈화자료

제4장 독서(讀書)장

청오 2010. 11. 6. 08:29

배우는 사람은 항상 이런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물이 빈틈을 타고 침입해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반드시 이치를 궁리하고 착한 것을 밝힌 뒤에라야 자기가 마땅히 행해야 할 도가 뚜렷하게 앞에 있는 것 같아서 진보해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도에 들어가려면 먼지 이치를 궁리해야 하고, 이 이치를 궁리하려면 먼저 글을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현들의 마음 쓴 자취와 착한 일을 본 받는 것과 악한 일을 경계한 것들이 모두 이 글속에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글을 읽는 자는 반드시 단정하게 손을 마주잡고 반듯하게 앉아서 공손히 책을 펴놓고,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모아 정밀하게 생각하고, 오래 읽어 그 행할 일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그 글의 의미와 뜻을 깊이 터득하고 글 구절마다 반드시 자기가 실천할 방법을 구해 본다. 만일 이렇게 하지 않고 입으로만 글을 읽을 뿐 자기 마음으로 이를 본받지 않고, 또 몸으로 행하지 않는 다면 책은 책대로 있고 나는 나대로 따로 있을 뿐이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먼저 [소학(小學)]을 읽어 부모를 섬기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형을 공경하는 것, 임금을 충성으로 섬기는 것, 어른을 공경하는 것, 스승을 높여 높이 받는 것, 친구와 친하는 도리 등을 일일이 배워서 힘써 행한다.


다음으로 [대학(大學)]을 읽어 이치를 궁리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 자기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되를 등을 일일이 참되게 알아서 이를 실천한다.


다음으로 [논어(論語)]를 읽어 어진 것을 구하여 자기 몸을 위하는 것과 근본된 성품을 길러나가는 공을 일일이 정밀하게 생각해서 깊이 그것을 체험한다.


다음으로 [맹자(孟子)]를 읽어 의리(義理)와 이(利)를 분별하고, 사람의 욕심을 막고, 하늘의 이치에 관한 학설을 일일이 밝게 살펴 이를 확대하여 마음속에 가득 채워 나간다.


다음으로 [중용(中庸)]을 읽어 성정의 덕과 옳은 길로 미루어 나가는 공과 만물이 육성되는 묘한 이치를 일일이 알아서 여기에 얻는 것이 있게 한다.


다음으로 [시경(詩經)]을 읽어서 성정의 간사하고 바른 것과 착한 것을 권장하고 악한 것을 경계하는 일들을 일일이 조용히 해석해서 마음속에 저절로 감동되어 이로써 행동에 옮겨 나간다.


다음으로 [예경(禮經)]을 읽어서 하늘의 이치가 규정된 글과 행하는 규칙의 법도를 일일이 강구해서 마음속에 세운다.


다음으로 [서경(書經)]을 읽어 이제와 삼왕이 천하를 다스린 그 원리 원칙을 일일이 터득하여 그 근본을 거슬러 생각한다.


다음으로 [역경(易經)]을 읽어서 사람의 길흉, 존망, 진퇴, 성쇠의 기미를 일일이 보아서 궁리하고 연구한다.


다음으로 [춘추(春秋)]를 읽어서 성인들이 착한 이를 상주고 악한 이를 벌한 것이며, 잘못하는 일을 억제하고 잘하는 일을 드날려 준 것과, 모든 일을 조종하는 그 자세한 말과 깊은 뜻들을 일일이 정밀하게 연구해서 크게 깨닫는다.


이렇게 오서(소학, 대학, 중용, 논어, 맹자)와 오경(역경, 서경, 시경, 예기, 춘추)을 골고루 자세히 읽어서 그 사리를 깨달아 알아서 의리가 날로 더욱 밝아지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한 뒤에 다시 송나라 선현이 저술한 [근사록], [가례(家禮)], [심경(心經)], [이정전서], [주자대전], [어류(語類)]등의 글과 또 그밖의 다른 성리(性理)의 학설도 마땅히 간간히 정밀하게 읽어 의리가 항상 내 마음 속에 침투되어 와서 한 시간도 끊어짐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한 연후에 남는 힘이 있으면 또한 사서(史書)]를 읽어서 고금의 역사에 통하고 일의 변하는 이치에 통달해서 자기의 식견을 길러나가야 한다. 그러나 만일 이단으로서 잡되고 바르지 못한 글은 잠깐이라도 보아서는 안된다.

대체로 글을 읽는 데는 반드시 한가지 책을 익히 읽어서 그 의리와 뜻을 모두 깨달아 모두 통달하고 의심이 없이 된 연후에라야 비로서 다른 책을 읽을 것이고, 여러 가지 책을 탐내서 이것저것 얻으려고 바쁘고 분주하게 섭렵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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